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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애들 재우고 와이프랑 본 '잠깐만 회사 좀 관두게 올게' 리뷰(스포 없음)

by 곰돌이풉 2018. 2. 20.

이직을 준비하면서 끌렸던 영화가 있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당장 그만두고 싶은데 그만둘 수 없는 내 욕망을 대신해서 긁어준 제목이었다. 물론 내가 다니는 회사는 이 주인공이 다니는 회사만큼 최악은 아니지만, '그만두고 싶다'는 욕망을 당시에 대신 실현시켜준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그 영화 리뷰, 시작한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하게 된 주인공. 평범한 회사일 줄 알았는데, 회사에 들어가 보니 말도 안되는 사훈, 선배는 책임지지 않고 본인이 모두 책임지는 분위기에 들어가버렸다. 상사에게 말도 안되는 핑계로 욕을 먹고 여차저차 시간을 보내며 직장생활하는 주인공. 

그의 직책은 영업이다. 제품이 잘못 발주되고 고객에게 빌러 찾아가고, 한도끝도 없는 일에 치여 살다 보니 지방에 사는 부모님을 뵌 지는 벌써 2년이 넘었다. 잠을 못자서 헛것도 보고, 부모님이 보낸 과일은 먹을 시간이 없어서 집에서 썩히는데, 처음에는 답답하기도 하다가, 계속 보다 보면 가장 불쌍한 친구다. 책임감은 많이 느끼는데 블랙기업에서 있다 보니 그곳에서 할 일을 최대한 하려는 친구.

상사에게 목줄잡히는 건 기본이다.

그런 그에게, 갑자기 어릴 때 친구라는 야마모토라는 애가 나타난다. 김종국 닮았다. 얘가 누군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본인에게 살갑게 굴고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서 당황스럽기도 하나 내심 고마운 주인공. (생각해보면 이 주인공이란 애는 여자친구도 없고, 일이 바쁘다고 친구를 만나지도 않았고, 심지어 부모님이랑 전화조차 하지 않았다. 회사 안에 친한 동료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기를 2년이 넘은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속 많이 썩었을 듯.)

나름 친한 동료가 있기는 하다. 상사인 여자 조연. 주인공의 첫 사수였고, 고민도 많이 들어준 사람이자 주인공의 실수도 커버해주는 사람이다. 영업도 잘하는지 사내에서 평가도 좋은 사람이다. (나중에 주인공과 틀어지게 되는 계기가 생긴다. 그러니까 주인공은 여자친구도 없고, 사내 말 터놓을 수 있는 동료도 결국 없었다.)

영화 줄거리를 간추려 보자면

"블랙기업에 들어가 24시간 일하다가 '그냥 죽자'고 마음먹고 지하철에 치이려던 찰나 어릴 적 친구가 구해주고, 그 이후 본인이 다니던 회사, 그리고 인생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는" 내용이다. 

아, 제목에 써있다시피 주인공은 영화가 끝날 즈음 회사를 그만둔다. 첫 단추가 잘못 꼬이면 인생이 엄청 꼬일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영화였다.


by 곰돌이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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