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0일, 흐림.
갑자기 기온이 전날 대비 -10도나 떨어졌다. 벌써 겨울이 오고 있구나, 하고 출근했다.
허리에 뭔가 났다. 쓸리는 느낌이 들고, 아프다.
아내에게 얘기를 했다. 아내는 일단 갑자기 추워져서 피부가 민감해진 것일 수 있으니, 피부 스킨을 발라 보라고 한다.
세타필을 바르고 출근했다.
2017년 11월 1일, 수요일.
1. 허리에 쓸리는 느낌이 허벅지까지 났다.
2. 영업 일을 하고 있는데, 사장한테 카톡 메시지가 왔다.
'아직 계약서 체결 안했어?'
'아직 체결 못했습니다. 고객 측에서 검토중입니다.'
'너 못써먹겠다. 이러려고 영업직원 돈주는거 아닌데??'
허리가 더 아프다. 지들이 개발을 개같이 한것을 영업직원에게 덤탱이쓰라니, 말이야 빙구야.
2017년 11월 2일, 목요일.
1. 팀장이 사장한테서 받은 카톡 메시지를 보여줬다. 내가 봤던 메시지와 비슷한 내용이다.
팀장 나이는 48세. 회사에서 버린다면 즉각 버릴 수 있는 나이. 입사한지 4년이 넘으니 팀장의 무게가 느껴진다. 애처롭다. 나도 회사를 계속 다니면 저렇게 살겠지, 하는 생각에 내 미래에 대해 암담해진다. 더 당당한 삶을 살고싶은데, 내 미래는 저 팀장 정도인 것일까.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팀장, 개발 실력 쓰레기인 IT팀, 그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사원인 나.
2. 허리가 너무 아파서 점심시간에 피부과를 갔다.
대상포진이라고 한다. 간단한 피부병인줄 알았는데, 잘못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병이라고 한다. 간단히 보면 대상포진이란 이렇다.
(1) 피부에 두드러기가 생김. 나중에 고름이 터질수 있고, 딱지가 생겨 가라앉음.
(2) 두드러기가 생긴 피부 안쪽으로 신경을 따라 통증이 생김. 조기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이 신경통이 남는다고 함.
30대인데 대상포진에 걸리다니! 주변 반응은 대체로 이렇다.
1. 그거 엄청 아프다던데?? 푹 쉬어! (사내 다른 팀원 및 고객 왈)
2. 그 정도로 스트레스받고 산거야? 그 회사 당장 때려쳐! 야 퇴직금 받고 2~3달 못살겠어? 그동안 준비하면 어디든 가지 않겠어?
(와이프, 친한 친구 왈)
3. 응 일단 쉬어. 근데 당장 때려칠 것도 아니니, 몸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일하는게 좋지 않겠어?(팀장 왈)
낫는 방법은 일을 놓고, 최소 7일 이상 푹 쉬는 것이라고 한다.
3. 오후가 되어 팀장한테 병가를 얻고 싶다고 말하려고 했다.
그런데 팀장의 얼굴을 보니 말할 분위기가 아니다.
2시간 후에 이야기를 했다. 병이 심각한 거라 조기치료를 위해 입원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팀장은 일단 알았는데, 병원에서 일 좀 해달라고 요청했다.
안다. 나도 팀장이 미안해하면서 요청하는 거. 회사 돌아가는 꼴이 이렇고, 본인이 조들리다 보니 이러는게 이해가 간다.
내가 쉬는게 너무 미안하다.
...계속
※입원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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