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글은, 이희호 여사의 자서전 '동행'을 읽고 그 글귀를 적은 포스팅입니다.
이전글: http://gomdoripoob.tistory.com/116
"지금부터 선생을 차에 태워 집 근처에 풀어줄 것입니다. 상부 명령입니다. 차에서 내리거든 소변을 보고 눈의 테이프를 풀고 집으로 가십시오."
p139
일본 국회에서는 법무성 장관이 "내 육감으로는 모국의 비밀경찰이 한 짓이 분명하다. 그러나 국회에서의 답변이므로 모국의 나라 이름을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범인 중 한명이 지문을 남겼는데 도쿄주재 한국대사관 1등 서기관 김동운의 것이었다. 1974년 8월에 일어난 재일교포 문세광의 육영수여사 저격사건으로 이번에는 궁지에 몰리게 되자 양국은 야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살해 목적으로 결행한 납치과정에서 김대중의 목숨을 살려낸 것은 김경인 의원과 미국이었다. 도쿄 그랜드팰리스호텔에서 김경인 의원이 친척 형님을 배웅하려고 함께 방을 나오다가 우연히 납치현장 증인이 되었던 것이다. 수장의 위기는 당시 필립 하비브 주한 미국대사와 도널드 그레그 한국 정보 책임자의 공조가 이뤄낸 구출 작전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김대중 신변의 위험을 우려해온 하비브 대사는 3시쯤 납치 보고를 받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청와대의 박 대통령에게 직접 강력히 항의했다고 한다. 너무 긴박한 나머지 본국의 훈령을 기다릴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한동안 수장직전 나타난 비행기를 미국 헬리콥터라고 믿었는데 후에 한국 주재대사를 역임한 그레그는 일본영토이므로 미국 비행기는 아니라고 정정해주었다.
p.143
정일형 의원이 김종필 총리를 상대로 김대중 사건에 대해 발언했다.
"지금 세계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김대중씨 사건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무엇때문에 한 정권이 개인을 상대로 이토록 심한 피해망상증에 걸려 있는지 알 수가 없소! 사건으로 보나 규모로 볼 때 아무나 범인이 될 수 없어, 외국에서는 물론이고 많은 국민이 이 사건을 중앙정보부(중정) 소행이라고 단정하고 있소"라고 말했다.
p.182
새벽 4시, 미국LA에서 지인이 박정희 대통령 서거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기쁘지 않느냐? 그러나 우리는 결코 박대통령의 불행한 죽음을 기뻐하지 않았다. 장기독재의 종식은 환영할 일이었지만 암살이라는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는 비열한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by 곰돌이풉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글귀: 사람과 사람사이 (0) | 2017.09.05 |
---|---|
책글귀: 좁쌀 한알 (0) | 2017.09.01 |
책글귀: 이희호 자서전 동행-1 (0) | 2017.08.31 |
책글귀: 공자와 예수에게 길을 묻다/ 좋은 아버지로 산다는 것 (0) | 2017.08.30 |
책글귀: 바랑 속 이야기 (0) | 2017.08.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