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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성씨는 김씨, 이씨, 박씨가 아닌지라 한국 인구에서 큰 포션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본인의 별명은 내 성씨를 이용한 별명이 많았다. 반에서 내 성을 가진 사람도 거의 없다시피했다. 그래서 대 성에 대해서는 특이하게 생각했었다. 맙소사 내 성을 가진 사람이 왜 이렇게나 없나.
나이가 들고, 서울에 살게 되면서 시조 춘향대제에 참석할 일이 생겼다. 워낙 특이한 경험이기도 했고, 앞으로 내가 춘향대제에 얼마나 참석할까 싶기도 해서 간단히 리뷰를 남겨본다. 약 500명이 참석했다고 하는데, 본인처럼 30대 나이대가 여기 참석한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평균연령 60대의 시조 춘향대제 참석 리뷰, 지금 시작한다.
위치는 경기도 인근이었다. 논밭이 즐비한 이 곳에서 후손들이 관광버스, 각자의 승용차를 타고 모두 모였다. (많은 차를 주차하게 되면서 인근 주민들과의 마찰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곳에 간다면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한 관광버스를 타고 가도록 하자.)
어르신들이 모인 모습. 시조 앞에서 다들 옷들을 차려입으심.
우리 시조는 여기 계시다고 한다.
춘향대제 때 중간에 도망가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동네 체육대회처럼 번호표를 주시길래 뭔가... 싶었는데, 참가상을 랜덤으로 뽑아서 주더라. 1등상이 전기밥솥이다. 우와 갖고싶다.....
500명 가량이 모였다고 해도, 춘향대제 주최측 정도가 아니고사야 2대조, 3대조 이런건 알고 있을 턱이 없다. 세대조가 정리된 표가 앞에 걸려 있었다.
전체적인 모습은 이랬다.
시조 춘향대제에 참석했던 경험은, 내가 유교국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현대시대에 살고 있고 우리 시조는 조선시대 사람이 아님에도 조선식, 옛 유교식으로 ‘춘향대제’를 지낸다는 모습(물론 조선시대에는 유교식이 ‘최신식’이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과거 왕족들에게 과거 국가 전통 방식을 없애기도 했고)이었다.
세대주를 따지고, 과거 천년 이상 오래된 선조의 어떤 자식의 어떤 문파를 따지고 다시 족보를 보고... 이런 문화들이 아직도 남아있구나... 하는 생각. 현대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평소 이런 생각을 할 이유가 없다. 평소 이런 생각을 계속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극소수일 것이다. 다들 먹고살기 바쁘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본인의 뿌리가 뭐였는지를 상기하는 의미에서 참석은 뜻깊었다고 생각한다. 역사라는게 국가간의 역사도 있지만 성씨의 역사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미국 역사가 200년도 안됐는데 본인 성씨의 역사가 그 이상 뿌리가 깊다면 한번쯤 상기해볼 행사에 참석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본인은 우리 세대에 제사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이런 행사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윗세대들도 의외로 제사 방식을 모르더라. 서로 눈치보면서 어느 타이밍에 절하지? 하고 눈치보기 바빴다. 그러니까 우리들도 제사 방식을 모른다, 유교 방식을 모른다고 주눅들 필요 없는 것 같다. 어차피 서로 잘 모른다.
이상.
By 곰돌이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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